도로시 세이어즈, 『창조자의 정신』, 인간의 본성에 대한 합의와 도덕률

도로시 세이어즈, 『창조자의 정신』, IVP, 2007
The Mind of the Maker
‘법칙’이라는 똑같은 단어가 아주 다른 두 현상, 즉 인간이 합의에 기초해서 자의적으로 결정한 행동 규칙과 불변하는 자연 현상에 동일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많은 혼돈이 야기된다… 도덕적 규범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사실적 진술로 이뤄진 보편적 도덕률에는 차이가 있으며, 보편적 도덕률에 맞춰 행동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이 보편적 도덕률을 가리켜 기독교는 ‘자연법’이라 부른다…. 인간의 본성이 실제로 무엇이냐, 이해하기 어려운 자기 모순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자아를 찾을 때 인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느냐 등의 문제에 인간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도덕적 ‘규범’의 유효성은 달라진다. 이런 의문들에 대한 전반적인 합의가 없다면 도덕적 규범을 강제로 시행해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의견이 충돌할 때는 도덕적 규범에 집착하지 말고 그 뒤에 감춰진 자연법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진술이 참이라면 그 도덕률을 위배한 사람은 자멸의 길을 재촉하는 셈이다. 물론 인간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에펠탑에서 뛰어 내릴 수 있듯이 도덕률도 무시할 수 있다. (27-29)
죄인이라 불려서 즐거울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가 선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 오히려 우리의 경험들이 "인간이 의로웠던 원래 모습에서 멀리 벗어나 이제는 악에 쉽게 유혹받는 경향을 띠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35)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창조 작업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바로 창조적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구체화시키는 힘 그리고 그 상상력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이 세 가지를 골고루 경험한 예술가들이 증명해 보인 인간의 창조 행위는 하나님의 창조 행위에 흡사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신비로운 신학적 언어를 비그리스도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낼 수 있다. (수전 하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