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루이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영원의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지 말라

경험 많고 노회한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자신의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충고하는 서른한 통의 편지이다. 인간의 본성과 유혹의 본질에 관한 탁월한 통찰이 가득한 이 책은 웜우드가 맡은 ‘환자’(이 책에서 악마들은 자기들이 각각 책임지고 있는 인간을 ‘환자’라고 부른다)의 회심부터 전쟁 중에 사망하여 천국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사소한 일들로 유발되는 가족 간의 갈등, 기도에 관한 오해, 영적 침체, 영적 요소와 동물적 요소를 공유하는 인간의 이중성, 변화와 영속성의 관계, 남녀 차이, 사랑, 웃음, 쾌락, 욕망 등 삶의 본질을 이루는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1. 논증: 논증이라는 행위는 잠자고 있는 환자의 이성을 흔들어 깨우는 거나 다름 없는 짓이야. 일단 이성이 깨어난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 … 찰나적인 감각적 경험의 흐름에서 을 돌려 보편적인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치명적인 버릇…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시선을 감각적 경험의 흐름에 붙들어 두어야 해.
2. 인간: 네 환자는 너처럼 순전한 영적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너는 한 번도 인간이 되어 본 적이 없으니 (불쾌하게도 원수는 이 점에서 우리보다 유리하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범속한 것의 압력에 얼마나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지 실감하기 힘들 게다.
3. 교회: 영원에 뿌리를 박고 모든 시공간에 걸쳐 뻗어나가는 교회, 기치를 높이 올린 군대처럼 두려운 그런 교회
4. 용사: 원수 진영의 위대한 용사
5. 초점: 인간들이 원수 자체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동안에는 참패를 면할 길이 없지만… 간단한 방법은 원수를 바라보고 있는 환자의 시선을 그 자신에게로 돌려 버리는 것이다.
6. 기도: 기도의 자리에는 언제나 원수가 즉각 행동을 개시할 위험이 있지…
7. 재난: 재난을 통해 수천명의 인간들이 원수에게 돌아서는 꼴을 보게 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두던 수만 명의 인간들이 자아보다 고귀하다고 믿는 가치와 명분에 눈길을 돌리수도 있지… 전쟁이 계속해서 죽음을 환기시킨다는 점도 우리에겐 크나큰 재앙이다.
8. 염려: 원수가 인간의 마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치기에 불안과 걱정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원수는 인간들이 현재 하는 일에 신경을 쓰기 바라지만, 우리 임무는 장차 일어날 일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지.
9. 즐거움: 어떤 쾌락이든 건전하고 정상적이며 충만한 형태로 취급하는 건, 어떤 점에서 원수를 유리하게 하는 짓임을 잊지 말거라. 우리가 쾌락을 사용해 수많은 영혼들을 포획해 왔다는 건 나도 안다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쾌락은 원수의 발명품이지 우리의 발명품이 아니지 않느냐?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봤자 원수가 만든 쾌락들을 인간들이 즐기게 하되, 단 원수가 금지한 때에, 원수가 금지한 방식과 수준으로 즐기도록 유인하는 게 고작이지. 그래서 우리 악마들은 어떤 쾌락이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멀어지게 함으로써, 지극히 부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처음에 쾌락을 만든 자의 흔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즐거움 역시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
10. 진리: 참과 거짓이라는 명백한 대립항을 생각지 못하게 하거라…. 기독교가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이유 때문에 믿으라는 것, 이게 바로 우리 수법이야.
11. 조금씩: 아무리 사소한 죄라도 그것이 쌓여 인간을 빛으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조금씩 조금씩 끌어올 수 있으면 그만이야… 사실 가장 안전한 지옥행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가게 되어 있다. 그것은 경사도 완만하고 걷기도 쉬운데다가, 갈랫길도, 이정표도, 표지판도 없는 길이지.
12. 쾌락과 고통: 긍정적인 쾌락을 허용한 셈이다… 고통과 쾌락은 너무나도 명백한 현실이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되는 한 현실의 시금석 노릇을 하게 되는 법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진정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람이든 음식이든 책이든 환자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버리게 하고, 그 대신 ‘제일 좋은’ 사람, ‘적합한’ 음식, ‘중요한’ 책들만 찾게 만드는 일에 힘쓰거라… 가장 중요한 건 환자가 어떤 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게 막는 일이다. 이 새로운 회개에 대해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한들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한 전혀 문제 될 게 없어.
"나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증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요청이나 권고를 종종 받곤 했지만 수년동안은 그럴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이 책만큼 쉽게 쓴 책도 없지만, 이만큼 즐기지 못하면서 쓴 책도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악마의 마음으로 비트는 일은 설사 그것이 아무리 쉽다고 해도, 결코 재미있거나 오래할 일은 못된다."
Distraction: “presumably made the counter-suggestion (you know how one can never quite overhear what He says to them?) that this was more important than lunch. At least I think that must have been His line for when I said ‘Quite. In fact much too important to tackle at the end of a morning,’ the patient brightened up considerably; and by the time I had added ‘Much better come back after lunch and go into it with a fresh mind,’ he was already half way to the door. Once he was in the street the battle was won. I showed him a newsboy shouting the midday paper, and a No. 73 bus going past, and before he reached the bottom of the steps I had got into him an unalterable conviction that, whatever odd ideas might come into a man’s head when he was shut up alone with his books, a healthy dose of ‘real life’ (by which he meant the bus and the newsboy) was enough to show him that all ‘that sort of thing’ just couldn’t be true. He knew he’d had a narrow escape”
Pleasure: “Never forget that when we are dealing with any pleasure in its healthy and normal and satisfying form, we are, in a sense, on the Enemy's ground...All the same, it is His invention, not ours...All we can do is to encourage the humans to take the pleasures which our Enemy has produced, at times, or in ways, or in degrees, which He has forbidden...An ever increasing craving for an ever diminishing pleasure is the formu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