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안, 『강 교수의 철학 이야기』, 서울:IVP, 2001
근대 이후 서양 철학자들이 어떤 문제로 씨름했고, 왜 그런 문제를 붙잡고 씨름했는지, 그 씨름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었고, 결과가 무엇이며, 그래서 그것은 오늘날의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알아보자는 의도가 이 책의 저작 동기이다(18),
서문 중 루이스 벌코프(1873-1957)의 『조직신학』의 구성이 언급된다: 제1부, 하나님에 관한 교리, 1장 하나님의 존재, 2장 하나님의 가지성, 3장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의 관계, 하나님의 속성은 인간과 공유할 수 없는 속성(절대적 존재로서의 하나님)과 인간에게도 있는 속성(인격적 영으로서의 하나님)으로 나뉜다. 이런 논의 후에 비로소 삼위 하나님이 거론된다.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가르치면서 그가 사용하는 틀과 개념은 철저히 서양 철학의 존재론적 개념이다. 전통적 존재론은 실체에서 출발한다. 실체란 어떤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것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특징을 갖는다. (15)
1. 어떤 하나의 철학을 절대시할 필요가 없다. 파스칼, “철학을 조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철학하는 것이다” 철학을 알지 못하면 거의 예외 없이 어떤 철학에 붙잡혀 있게 된다. (16-17)
2. 철학은 중립적일 수 없다. 철학은 우리의 인격적 투신과 헌신을 전제한다. 철학은 언제나 하나의 세계관, 하나의 신앙을 전제하고 있다. (17)
3. 왜 근대 철학인가, 근대 문화는 종교를 사적 영역으로 축소시키고, 공공영역에서 신앙을 축출시켰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올 때 기독교는 이미 근대성의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상태였고, 복음의 공적 의미를 상실한 채 영적 구원과 개인적 경건만을 주로 강조하게 되었다. 기독교 세계관이 부재했다. (20-25 요약)
4. 데카르트 - 유럽철학이 만일 플라톤에 대한 각주라면, 근대 유럽 철학은 데카르트에 대한 각주다 (레젝 콜라콤스키). 의심을 거쳐 확실성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지금 내가 생각한다는 사실은 전혀 의심할 수 없고, 생각하고 있는 내가 지금 존재한다는 것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데카르트는 1637년 발표한 『방법서설』에서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가 되는 것이라고 쓰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토마스 아퀴나스는 대상에 따라 학문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어떤 지식이라도 신뢰할 수 있는 지식 즉 과학적 지식으로 인정받으려면 동일한 방법으로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 방법을 네가지로 제시한다. (1) 명증성의 규칙, 확실하게 알 때까지 모든 것을 의심하라 (2) 분해의 규칙, 검토할 어려움들을 각각 잘 해결할 수 있도록 가능한 작은 부분으로 나누라 (3) 합성의 규칙, 간단하게 나누었으면 이제 필연적인 순서대로 결합하라 (4) 열거의 규칙, 전체를 잘 훑어보고 빠짐없이 모든 것을 열거하라. 의심을 지식의 시작으로 본 것은 사상사적으로 중요하다. 중세 철학자들은 믿음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생각했다. 믿음과 신뢰가 지식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의심하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전통, 선입견, 권위가 배제된 계몽의 철학을 주창한 것이다. 근대는 끊임없이 확신할 토대를 요구한 시대이다. 데카르트는 나의 존재를 흔들릴 수 없는 부동의 점으로 확보한 뒤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나에 대한 인식이 하나님에 대한 인식의 근거가 된다고 본 것이다. 내가 나 자신에서 나왔다면 나는 의심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것을 의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의심하고, 의욕하고, 많은 것을 모른다. 따라서 나는 나 자신에서 유래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것에서 유래한다. 나는 생각하는 존재이므로 나를 가능케 하는 자도 생각하는 존재이며, 내 안의 신의 관념을 가능케 하는 신적인 완전성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은 존재한다. 파스칼은 성경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이성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 보려는 데카르트를 비판했다. (1) 막스 호르카이머는 비판이론과 전통이론을 구별하면서 데카르트를 사회 변혁에는 무관심한 전통주의라고 비판하였다. (2) 환경론자들은 자연을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본 데카르트의 주객 관계적 관점을 비판했다. (3) 프로이트와 라캉과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은 의식적 지향과 달리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무의식적 충동과 욕망이라고 데카르트와 관점을 달리 했다. (4) 포스트모더니즘은 주체의 죽음을 강조한다. (5) 하이데거는 데카르트의 주체 개념이 인간을 그의 삶을 담고 있는 주변 세계와 단절시켰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사실 데카르트는 생각하는 자아를 절대적인 주체로 만들지 않았으며, 내가 있다는 것이 하나님에 의해 가능함을 주장한다.
5. 파스칼 -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확실성은 데카르트의 확실성과는 전혀 다른 종류였다. (75) 신앙과 불신앙을 하나의 내기로 제안한 것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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