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만난 동료 관계를 넘어 한 식구 형제가 되기까지 From Colleagues to Brothers in the Mission Field
한국선교 KMQ, vol. 20 No.4, 2021 여름호, 통권 78호, 36-52
안지영
필자는 마을 리더들에게 조력자들을 물색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주님께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이 나올 것 같지 않자, 필자에 대한 그들의 호기심과 흥미는 급속도로 낮아졌다... 어느 날 저녁에 청년 몇 명이 찾아왔다... 천주교 미사를 인도하고 있는데, 공용어 성경을 읽고 그 인도용 책자에 쓰인 대로 읽기는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들은 다시 한 번 나에게 성경을 가르쳐 줄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왔다고 한다. 그래서 성경을 가르쳐 줄테니 부족 말을 배울 수 있도록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그들도 낮에는 밭일을 해야 하므로, 저녁에 서로 가르쳐 주기로 합의를 보았다. 하루에 한 명씩 공용어 성경의 한 본문을 정해 성경 공부를 하면서 그 대화 내용을 음성 부호로 기록하며, 반복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동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 함께 하는 언어 습득을 위해 따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들과 돈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성경 말씀을 매개로 부족어를 배우고 설교를 준비하는 상생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청년들만 아니라 과하티케 부족 전체가 필자가 하려는 성경 번역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이들에게서 영적인 동기로 동역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들과 돈으로 엮이지 않는 관계로 시작했던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본다. (42-44)
각 개신교회의 가르침이나 천주교회의 가르침이나 복음이 없었다. 모두 자기 교회가 정통이라는 주장만 했다... 선교를 왜 하는 것인지 깊은 회의가 들었고,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와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던 시기였다...천주교와 개신교의 가르침 중 다른 점을 가지고 와서 물어볼 때도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그것을 너희들 스스로 성경을 읽어서 찾아보라”고 답했다. 이렇게 필자는 청년들과 성경 공부를 매개로 언어를 배우고, 그들은 설교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성경 공부를 통해서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44-45)
그들은 말씀을 알게 되면서, 성경을 자기 부족어로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공용어 성경의 번역이 뜻을 제대로 밝혀 주질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자기들이 깨달은 말씀을 다른 사람들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려면 부족어 성경이 필요하다는 영적인 동기가 생겼다... 필자가 떠난 지 22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성경 번역 사역과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제는 동역했던 형제들과 소통하면서 누구를 훈련해야 할지 발굴해서 지원하는 일을 위해 펀드를 마련 중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 지역개발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47-50)
그들도 우리가 자기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들과 스스럼 없이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잇는 길은 ‘진솔한 태도’라고 본다. 그들은 필자가 자기들을 무시하는지 인정하는지 알아 채고, 그들을 마음으로 품는지 아닌지도 느낀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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