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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일반도서

강준만, 『글쓰기 특강』, 정답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자기 생각을 쓰라

by growingseed 2020. 8. 3.

강준만, 『글쓰기 특강』, 인물과 사상사, 2005 

강준만 교수가 오랫동안 집필해 온 월간지 인물과 사상을 대학시절 서점가에서 흥미 있게 읽었더랬다. 그의 글쓰기 특강도 큰 고민 없이 손에 쥐었던 것 같다. 논술 글쓰기에 대한 길잡이로 상세한 조언이 담겨 있다. 말하는 것처럼 쓴 글이 투박하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인용도 많다. (인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책 중간에 문부식과 임지현의 주장을 예로 들 때 실명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궁금하다.) 논술 교재로서 색깔이 다른 사설 읽기를 권하는데, 그가 논박한 부적합한 사유들 비약, 편향, 근거 부족의 문제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회과학적 글쓰기를 위한 조언들이라서 문학적 글쓰기와는 결이 다를 수 있지만 새겨 들을 부분들이 있다. 

1. 글을 쓰려면 정답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라. 논술 글쓰기가 요구하는 건 창의력이지 정답이 아니다. 자기 주장을 하기 위해선 주제에 관한 사실의 나열과 다른 의견들을 정리해 소개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2. 문장력을 키우면 독서 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

3. 독서는 항상 간접경험이다. 세상을 관찰하는 것은 직접 경험이다. 세상 관찰이란 글쓰기의 깊이와 낣이를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일정한 거리로 떨어져서 봐야 사물의 전체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낯익은 것들의 새로운 측면들을 보기 위해 일상과 자기 자신을 외부의 시선으로 본다.

4. 글을 쓰기 전에 글의 주제에 대한 전체 그림을 미리 한 번 그려본다. 기승전결 중 전을 먼저 생각한다. 글의 모든 것은 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본문과 따로 노는 결론을 경계한다. 달리다 뒤돌아보기, 막판에 천사되기, 낙관주의자되기를 하지 않는다.

5. 제목달기는 자기 주장과 생각의 중심을 잡는 안전 장치가 될 수 있다. 재목은 내용에 책임을 지게 한다.

6. 산문에도 리듬과 어감이 중요하다. 소설가는 3.4 , 7.5조의 익숙한 리듬의 글을 쓴다. 글을 쓰고 읽고 발음해 보도록 한다.

7. 주어에 책임지지 못하는 문장이 없게 한다. 주어와 서술어의 상호 호음이 중요하다.

8. 접속사 사용을 자제한다. ‘것이다로 끝나지 않는다. 상투적인 표현과 습관을 경계한다.

9. 통계에 대한 기본 감각이 필요하다. 표면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심층을 살핀다. 양파껍질을 하나 더 벗긴다.

10. 우도할계, 소를 잡는 칼로 닭을 잡는 것을 경계한다. 구체적인 문제 제기에서 너무 근본으로 파고드는 것 또한 좋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오류를 낳는다. 차원괴리의 오류를 피하라.

11. 역지사지.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의 논점을 주장할 때 다른 견해의 입장에 서 본 후에 논박하라. 논박이 쉽지 않을 것이나 글의 질전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12. 본질주의.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단순화가 불가피하다. 결정론적 주장이 가진 명암을 생각하라. 본질이라 해당되는 것 이외의 것들을 아예 무시해 버리고 본질에 집중하는 교조주의는 복잡한 사회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13. 허수아비 논법의 오류. 추론자가 논적의 추론을 보다 쉽게 공격할 목적으로 고의로 이를 왜곡하는 오류이다.

14. 흑백논리의 오류를 피하라. 모든 주제에 명암이 존재하는 걸 명심하고 양쪽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

15. 비인칭 수동태를 주의해서 쓴다.

16. 미끄러운 경사면의 오류, 도미노의 오류. 과도한 비약을 삼가야 한다.

17. 순환논증의 오류, 선결문제요구의 오류, 부당가정의 오류를 경계한다.

18. 주요 개념의 정의를 분명히 한다.

19. 편견은 제거가 아닌 관리 대상이다. 제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편견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독선을 주의한다. 글쓰기는 편견의 노출 행위이다. 편견을 잘 관리해서 가급적 줄인 글이 잘 쓴 글이다.

20. 딜레마를 다루는 자세에 있어서 고민의 흔적이 필요하다. 딜레마를 다룰 때에 컨텍스트에 주의를 기울인다.

21. 화합적 글쓰기를 지향한다. 그러나 논점을 회피하는 것은 곤란하다.

22. 상대주의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삼는 것도 경계 대상이다. 상대주의는 딜레마이다. 불분명하게 불만스럽더라도 모든 걸 연속선상에서 다루려는 표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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