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택, 박명림, 『트라우마와 사회치유』, 역사비평사, 2019
전우택, “킬링필드가 만든 트라우마와 사회치유 노력” , 『트라우마와 사회치유』, 역사비평사, 2019, p172-203
크메르 루즈 체제하에서 캄보디아인들은 그동안 그들의 삶을 지탱해 온 기본적 안전감을 상실했다. 가족과 사회의 관계망 붕괴, 노동인력의 강제이동, 식량 생산 시스템의 변동, 지역 경제의 붕괴 등이 일어나면서 수백만명이 죽어갔고, 그 죽음 앞에서 마음껏 슬퍼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음으로써 억제된 애도 반응과 상실감이 생존자들의 삶에 크나 큰 상처를 남겼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40년 가까이 수면 아래에 있던 캄보디아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표면에 드러났다. 캄보디아 인구의 1/3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환자들로 조사되었다.
피해 양상
1. 정신질환: 불안과 PTSD 환자는 알코올 중독 및 약물 남용 증상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캄보디아는 가정폭력, 알코올 중독, 자살 등의 발생 빈도가 매우 높다. 단순히 킬링필드 경험에만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매우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킬링필드 경험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트라우마는 이후 긴 세월 동안 사회 전체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새로운 상황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2. 자녀양육: 자녀들이 부모의 심리적 필요를 돌보는 일종의 역할반전. 부모들은 자신이 겪은 과거의 고통에 대해 침묵했다. 부모의 낮은 학력과 지식 수준은 과거 트라우마에 대해 자녀와 대화하는 것을 더 어렵게 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경험들로 인해 부모들은 아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자녀들은 무능했던 부모의 억압적인 태도에 반항했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위축되어 사회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자녀들은 윗 세대의 심리적 문제를 물려 받는다.
3. 자살: 캄보디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42명에 이른다. 20-25세 연령대의 자살률이 매우 높다. (1) 청년 세대 경제적 어려움, 가족을 경제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압력, 일자리를 찾는 어려움, (2) 적극적인 감정표현을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 (3) 부모의 권위와의 충돌, 중매결혼에 대한 반발, (4) 가정 폭력, (5) 사회적 약자들이 입은 피해 (부모를 죽이고 고아가 된 아이들을 지뢰 매설 소년병으로 키워냈다.) (6) 집단 심리 현상: 사회적 트라우마는 잔인성, 보복, 테러등으로 표출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늘 겁에 질려 있다. 사람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기를 억제하도록 만들었다. 전체적인 불신과 공포, 동정심의 부족, 무기력감을 만들어냈다. Chhim Sotheara, “Baksbat (Broken Courage): A Trauma-based Cultural syndrome in Cambodia”, Medical Anthropology 32(2), 2013, pp. 160~173. 캄보디아인의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 특징: 낮은 자존감, 자기 효율성에 대한 낮은 확신, 의존성, 쉽게 공포심을 가짐. 킬링필드가 캄보디아인들의 심성을 변화시켰다.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이 본 것을 쉽게 타인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동안의 역사 속에서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평소에 철저하게 억누르며 살다가 전혀 통제되지 않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극단적인 단체 행동과 보복 행위의 용인.
(7) 가해자와 피해자의 복합성으로 인한 혼란: “캄보디아에서 55세 이상 사람들에게는 전에 크메르 루즈였는지 여부를 묻지 않는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살아있는 이들 모두가 다 가해자이다. 피해자는 이미 모두 죽었다.” 크메르 루즈 정권을 축출하고 새로 정권을 잡은 정치 집단은 과거 크메르 루즈와 연관을 가지고 있었고, 베트남 군대를 이용했다. 자신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 크메르 루즈 시절의 악행들 적극적으로 국내외에 알렸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어려운 가운데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들었고, 피해자들의 치료 활동도 어렵게 했다. 피해자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 가해자였기에, 이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심리적 갈등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정부의 노력: 분노의 날 제정과 운영 (5월 20일), 기념탐과 기념관. NGO 의 치유 활동 (186-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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