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택, “ECCC 재판의 사회 치유적 역할” p247-266
재판 전까지는 자신들이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주 작고 무기력한 존재라고 느꼈고, 그로 인해 자존감이 매우 낮은 상태였다. 그러나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준비회의에 참석하고 실제로 재판에 출석하여 증언하면서, 점차 스스로가 역사의 서간들에 대해 용감하게 증언할 수 있는 존재, 적극적으로 과거의 악에 저항하는 힘있는 존재로 바뀐 것 같았고, 그로 인해 큰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증인과 원고들은 법정진술을 함으로써 억울하게 죽어간 가족과 친척들에 대한 생존자로서의 책임을 이제야 다하게 되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것은 캄보디아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이었다. 사람들은 법정진술과 재판 참여를 통해 본인이 그동안 심한 고통을 받고도 끝까지 살아남은 의미를 비로소 느끼게 되었고, 그러면서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251-252)
재판의 사회 치유 기능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 증언 내용 선택에 의한 상처, 증인으로서 적절한 감정 상태를 요구받는 것에 의한 상처, 정확한 기억을 요구하는 것에 의한 상처, 다시 과거 사실과 만나는 두려움에 의한 상처, 용서의 요구가 남발되는 것에 의한 상처, 재판 편의주의에 의한 상처, 배상 보상 사안에 의한 상처, 재판정 밖에서의 상처(253-262)
재판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잔인했던 과거 일들에 대한 증언, 그림, 기록에 노출되면서 2차 트라우마를 받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스태프 자신이 외부에는 밝히지 않았던 자신만의 과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을 경우 더 큰 어려움을 느꼈다.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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