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yde Wilcox, God's Warriors: The Christian Right in Twentieth-Century America, Baltimore, Maryland: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92

2011.12

Clyde Wilcox, God's Warriors: The Christian Right in Twentieth-Century America, (Baltimore, Maryland: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92

 

 

 

 

미국 보수 기독교의 정치 참여를 다루고 있는 자료를 찾다보면, 꼭 만나게 되는 저자의 이름이 있다. Clyde Wilcox. '기독교 우파' (Christian Right) 에 대한 연구로 정평이 나 있는 학자로서 그는 특히 1979년 Jerry Falwell 의 Moral Majority 이후 부상하고 있는 New Christian Right 에 대한 연구에 천착해 왔다.

 

건국 이래 정교분리를 외쳐온 미국의 근본주의 기독교는 1920년대 진화론 논쟁과 1950년대 반공 운동 (fundamentalist crusade)을 거치며 정치적 참여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1960-70년대 베트남 반전 운동과 사회주의 유행에 대한 반작용, 특히 1973년 대법원의 낙태 인정은 기독교계가 보다 정치적인 움직임을 조직화하고 세력화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Jerry Falwell 을 필두로 1980년대 전면에 등장한 것이 New Christian Right 이다. 그가 주도한 Moral Majority 는 1980년 Ronald Reagan 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공화당과 정책적으로 제휴하며 주요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한다.

 

Wilcox 는 New Christian Right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음주의, 근본주의, 오순절과 은사주의 진영에 대한 역사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이들간의 신학적 차이가 기독교 우파의 연합에 있어서 어떤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는지에도 그는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근본주의적 침례교 목사였던 Jerry Falwell 은 동일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던 오순절 운동 계열의 Pat Robertson (Christian Coalition)과는 갈등 관계에 있었고, 결국 1988년 공화당 경선에서 Robertson이 아닌, George H. W. Bush 를 지지한 바 있다.

 

미국 기독교 보수의 신학을 성찰하는 것은 현대 미국 정치의 역사와 지형을 읽어내야 하는 매우 방대한 작업이다. 자료를 찾아갈 수록 굵은 선 하나 그리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더욱이 이 이슈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 2010년 중간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Tea Party Movement 역시 그 대다수가 보수 기독교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많은 학자들이 이들에게서 기독교의 정치참여를 예견하고 주시해보고 있다.

 

주로 기독교 우파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기술하고 있는 Wilcox에게서는 비판적 시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독교 우파의 Dominianism 을 비판한, 이 이슈에 있어 선구자적으로 참여해 온 Sara Diamond,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있는 Tea Party 운동을 비판한 Jim Wallis, 낙태를 반대하면서도 사형제도를 옹호하고 있는 보수 기독교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는 Tony Campolo 등, 크고 작은 아티클들을 살펴보고 있다. Focus on the family 등의 단체들이 보수의 거점이 되고 있는 것도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다.

 

최근 뉴라이트와 기독교 창당 움직임을 보면서, 한국 기독교의 정치적 우경화를 읽고 해석하는데 미국 기독교 지형에 대한 선이해가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친미, 반공, 자본, 성장 이데올로기. 백여년이라는 길지 않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 농축되어 온 신학이고 이념이다. 한국 교회가 분단 고착화 세력이라는 오명을 벗고 평화 통일을 주도하며, 선교 제 2세기, 세계 교회에 건전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 그 실타래는 오늘의 역사에서부터 풀어야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