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브리엘라 케셀만 글, 테레사 노보아 그림, 『스티커 토끼』, 책속물고기, 2011
아기 토끼들 등에 붙였던 스티커까지 여기저기로 날아가 버렸어요. 거센 바람이 잠잠해지자 할머니 토끼 앞에 아기 토끼들이 모였어요. 맙소사! 할머니 토끼는 누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아기 토끼 스무 마리는 모두 똑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거든요. (32)
할머니 토끼는 결국 손자들을 내버려 두기로 했답니다. 모두 밥을 먹고 게으름을 피웠어요, 모두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렸어요. 모두 깜짝 놀랐다가 조용해졌어요. 모두 공부하고 서로 도와줬어요. 모두 집 안을 어지르고 이것저것을 망가뜨렸어요. 모두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떨었어요. 모두 말을 잘 듣기도 하고 안 듣기도 하고 보통이고도 했어요. 모두 질투를 했다가 이리저리 헤매다가 기발한 생각을 해서 할머니 토끼를 흐뭇하게 했어요. "너희는 정말 대단해!" 할머니 또끼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리고 손자들을 꼭 안아 주었지요. (54)
할머니 토끼의 등에는 이렇게 적힌 스티커가 스무 장이나 붙어 있었답니다. "할머니 사랑해요." (58)
스무 마리의 아기 토끼들을 맡아 보게 된 할머니 토끼. 아빠 엄마로부터 아이들의 특성을 작은 스티커에 적어 붙이고 아이들을 구분하려 하는데. 스티커가 바람에 날아가버리고 속수 무책이 된다. 때로는 나도 자녀들에게, 학생들에게 스티커를 붙이고 정형화하지 않는가 싶다. 인격적인 관계와 사랑 가운데로 나아가는 것이 늘 숙제다. 부족한데로 사랑을 자주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할머니 토끼에게 아기 토끼들이 사랑을 돌려줬던 것처럼. 그렇게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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