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J. 팔라시오, 『원더』, 천미나 옮김, 책콩, 2017
R.J. Palacio, Wonder, 2012
“어거스트는 태양이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는 태양의 궤도를 도는 행성들이다. 나머지 우리 친척들과 친구들은 태양의 궤도를 도는 행성 주위를 떠다니는 소행성과 혜성들이다. 태양인 어거스트의 궤도를 돌지 않는 유일한 천체는 데이지뿐이다. 데이지처럼 작은 개의 눈에는 어거스트의 얼굴이 다른 인간의 얼굴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은하계의 움직임에 익숙해져 있다.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였기 때문에 한 번도 껄끄럽게 여겨 본 적이 없다…. 한창 떠들썩하게 놀다가도 어거스트가 낮잠을 자려고 하면 다른 놀이로 바꿔야 했지만 나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어거스트는 수술이 끝나고 휴식이 필요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몸이 약한데다 늘 아팠기 때문이다. 내가 축구하는 모습을 엄마 아빠한테 자랑하고 싶어도 열에 아홉은 포기해야 했다. 언어 치료나 물리 치료, 혹은 새로운 전문의와 상담을 하거나 수술을 한다며 어거스트를 실어 나르느라 두 분은 늘 바빴으니까… 내 최악의 날, 최악의 상태, 최악의 두통, 최악의 상처, 최악의 경련, 누가 봐도 최악인 고약한 일도 어거스트가 겪는 일 앞에서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138-140)
이 소설의 큰 장점은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어거스트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갑자기 누나 비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환이 될 때,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비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았던 비아의 외로움과 상처에 마음이 아렸다. 아빠 엄마도 모르고 지나쳤던 큰 딸의 마음을 유일하게 헤아리는 것은 돌아가신 외할머니다. 어른스럽게 힘든 티 안 내고 자라온 비아에게도 고등학교 진학 후에 많은 변화들이 찾아온다. 비아와 멀어진 소꿉 친구 미란다의 가족사도 안타까웠다.
부모인 나로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 어거스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하늘나라로 가는 거 아니야? 우리 외할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 (211)
책 중간 중간 아이들이 서로 묻는 질문이다. 아이들도 영원에 대한 물음을 가지고 있다. 죽음을 멀리서건 가까이서건 대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모든 사람이 맞닥뜨리는 인간의 실존일게다. 동시대 사람들과 어떻게 인생의 결국과 믿음에 대해 나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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