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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신학주제/06-1 공동체

로버트 뱅크스,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오늘날 교회의 다른 가능성

by growingseed 2018. 1. 18.

김영웅의책과일상 - 삶이 예배 - 드림투게더


로버트 뱅크스『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 역사적 자료에 기초한 초대교회 모습』, 신현기 옮김, 서울:IVP, 2017.

Robert Banks, Going to Church in the First Century, Australia: Hexagon Press, 1980, 1985

 

가령 외부인이 주의 만찬에 참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외부인이 주의 만찬에서 배제된 채 다른 방식으로 그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전 14:16,24-25)… 나는 유월절 전례를 근거로 어린이도 주의 만찬에 참여할 수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14)

 

그러나 이 모임 전체에는 종교적으로 볼 때 의아스러운 점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는 한, 그 때까지 일어난 일들 가운데 종교적인 내용이라곤 거의 없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예전의 틀은 고사하고, 어째서 사제조차 없단 말인가. 아니면 더 진정한 종교성과 같은 무언가가 또 있었던 것일까?” (53)

 

교회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해 왔고, 또 존재할 수 있다이 책은얼마 안 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담아야 할 매우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종과 주인, 여자와 남자, 가난한 자와 부자, 아이와 어른과 노인, 가족과 독신, 해방과 자유, 세상과 교회, 직업 소명과 신분, 성만찬과 세례, 논쟁과 조정, 상황과 말씀, 식사와 성찬, 일상과 초월, 공간과 시간, 의외성과 규칙성, 참여와 권위, 본질과 형식, 치료와 치유,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덩치만 크지 단조롭기 그지없는 오늘날의 어떤 대형 교회보다도 열아홉명으로 이루어진 이 작은 공동체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과 다양하고 풍성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현기)

 

문학적 접근이 효과적인 책이다. 역사와 고고학적인 연구를 반영한 탁월함이 돋보인다. 한국교회가 세습, 납세를 둘러싼 재정문제, 목회자 비리, 역사인식 부재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오늘,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상기케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메시지를 가정교회에 국한하는 것을 저자나 역자 모두 지양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정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예배와 교제를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케 하며, 오늘날 교회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다른 책들처럼 일상성을 강조하고 있는 맥락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다만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역동성을 구현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어 보인다. 본격적인 핍박이 시작되기 이전이라 할지라도, 로마 사회 및 유대교 공동체와의 갈등과 핍박, 충돌의 문제를 조금 더 사실적으로 그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울서신에서 보여지는 초대 교회 공동체 예배에는 기도, 예언, 방언의 은사가 활발히 나타났는데, 여기에 대한 강조가 적어 보인다. 보다 중요하게 는 당시 초대교회의 모임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특징이 곧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소망일텐데, 외부인의 관찰자적 시점에서 쓰여졌다 할지라도, 모임의 무게 중심을 일상성에 두는 것은 다른 중요한 부분들을 소홀히 취급할 위험성이 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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