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미국으로 이민 온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상을 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책. 정확히는 할아버지의 성냥갑 속에 있는 추억이 손녀 딸에게 펼쳐지는 구성이다. 가난한 이탈리아 한 시골에서 먹을 것이 없이 배고픈 유년 시절을 보내던 화자에게 아버지는 어릴 적 미국으로 돈을 벌러 떠난 사진 속 추억이다. 어머니와 누나 넷 모두 글을 읽을 수 없어 아버지가 보내 온 편지를 동네 한 형을 통해 듣게 된다. 글을 알던 그 소년이 갖고 있던 다이어리는 화자에게 일기를 쓰고 싶은 갈망을 갖게 한다. 아버지가 부쳐 온 뱃표를 타고 폭풍을 지나 열아홉날이 걸려 미국 뉴욕 엘리스 섬에 도착한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거쳐간 곳이다. 온 가족이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에서 표정을 생생하게 그려 놓았다. 생선 통조림 공장에서의 힘든 노동.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무시. 아빠와 처음 가 본 야구장. 학교를 가게 된 부모님의 결정. 인쇄소에서의 일. 초창기 이민자들이 겪었을 인생 여정을 담은 이 책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마지막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화이다. "I wish I could write a diary." "Do you go to school yet?" "To kindergarten." "Lucky gril. You'll be writing before you know it. Till then, I'll bet you're a good collector. Like me." 그리고 사탕 상자에 수집품을 하나씩 모으는 아이의 그림이 책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 사실적인 그림체. 이야기 구성에 나무랄 것이 없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대화로 그려진 따뜻한 이야기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렇게 나의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할머니가 사진 앨범을 하나 하나 펼치며 이야기해주시던 추억이 생각이 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생 여정도 이렇게 그려 드리고 싶다. 4/5
하나 더, 이민 당시를 1910년대 후반으로 그리고 있는데 당시 이탈리아 정치 사회는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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