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영화를 본 지 오래된지라 모처럼 찾았던 영화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 큰 기대 없이 보고 있다가 영화가 던지고 있는 철학적 질문과 깊이에 무릎을 쳤다.
예티들이 살고 있는 설산 공동체는 모든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다는 스톤과 스톤키퍼를 중심으로 안정된 질서와 체계를 이루고 있다. 저마다 각자 맡은 역할에 만족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는 중 주인공 미고는 만나지 말아야 했을 '진실', 즉 스몰풋을 발견하고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진실을 감추려는 권위, 진실을 가공하려는 거짓
이 가운데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미고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울림이 있다.
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신앙 체계에 기꺼이 질문을 던지고, 진실이 아닌 현실 안주를 요구하는 압박에 맞서, 기꺼이 진실을 선택하기까지 개인 그리고 공동체가 감당해야 하는 변화와 희생을 다시 곱씹게 한다.
극 중 뿔이 많이 무뎌진 미고의 아버지가 이전의 권위와 신념 체계가 흔들리자 "What am I?" 라고 질문하는 장면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세대 간의 이슈 또한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음악이 좋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9_519_x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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