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범, 『뻔뻔한 칭찬 통장』, 이수영 그림, 미래아이, 2009
“다른 애들은 엄마가 다 해 주는데!” 하리는 속상하다. 회장선거 연설문도 엄마가 써 줘서 당선되고, 글쓰기와 그림도 엄마들 도움 받아 내는 아이들이 상을 독차지한다. 선생님은 칭찬 통장을 나누어 주셨는데, 동시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계상이는 칭찬 하나 받기 어렵다. 하리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 환경 글짓기 글을 내는데, 함께 재출한 계상이의 글이 인터넷에서 베낀 것으로 들통이 나서 계상이는 선생님께 호되게 혼이 나고 매를 맞는다. 자신도 잘못을 한 터라 가슴이 떨린다. 계상이가 이튿날 결석을 하자 ‘올바른 글쓰기’라는 주제로 학급회의가 열린다. 아이들은 계상이가 잘못했노라고 입에 바른 말을 하지만, 하리는 마음이 불편하다. 그 불편한 마음을 일어서서 말할 수 있는 하리의 용기가 대단하다. 선생님의 다그치는 소리에도 진실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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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회의 때 발표를 해 본적은 없지만 오늘은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자꿈나 듭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 저는 계상이보다 우리들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내 말에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딱 그쳤습니다. 가슴이 다시 쿵더쿵 쿵더쿵 방아를 찧었습니다. 나는 덜덜 떠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책상을 두 손으로 꽉 잡고 두 발에 힘을 주었습니다.. 내가 뭐하려고 발표를 하고 있는지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계상이는 글과 그림을 잘 그렸다는 칭찬 도장을 한 번 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나는 눈을 돌리고 말을 이었습니다. “... 우리들의 솜씨 자랑은 모두 반칙입니다!”
“조하리! 똑바로 서서 대답 안 할거야?”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우리들의 솜씨 자랑에 붙어 있는 글 하고 그림은 거의 스스로 한게 아니에요.”
그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 하리 때문이야!”
“난 오늘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그 부끄럽고 뻔번한 칭찬 통장을 다 찍어서 없애기로 했다.”
“상장, 2학년 1반 조하리, 위 러인이는 친구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슬기로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으므로 상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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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상보다 값진 상이다. 권위 앞에 움츠러 들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던 그 경험이 하리를 많이 성장시켰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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