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푸른 사자 와니니』, 오윤화 그림, 창비, 2015
1.1 와니니와 마디바
무리로부터 쫓겨 나 초원에서 홀로 떠돌게 되었던 어린 암사자 와니니가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무리의 리더로 성장하는 이야기. 와니니가 자신이 쫓겨났던 무리를 찾아가 자신을 억누르는 마디바의 눈빛에 맞서 용기 있게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2 이전 세대를 극복하며 성장하기
와니니가 자신이 두려워하던 존재 마디바를 맞닥뜨리던 장면. 와니니가 마디바를 넘어서게 되고 리더로 성장하게 되는 시점이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부모이던지 스승이던지 자신를 가르치고 이끌어 온 멘토를 넘어서게 되는 시점이 있다. 부모와 스승의 한계와 잘못을 보게 되면서. 그것을 극복하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때가 있다. 권위 아래 자신의 신념을 타협하거나 굴복 시키지 않고 담대하게 다른 미래를 여는 순간이 있다. 이전 세대를 존종하지만, 잘못을 답습하지 않고, 부정해야 할 가치를 명확히 버리고, 새롭게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하는 때가 있다.
1.3 가장자리에서 보이는 가치
쫓겨 나서야 비로소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와니니처럼. 변방에서 서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 약육강식의 초원 세계 속에작고 보잘 것 없는 와니니는 자신과 같이 쓸모 없어 버려진 것 같은 떠돌이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초원 어디에도 쓸모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책의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1.4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자신을 억눌러 온 메시지를 떨쳐버리고, 다른 쫓겨난 이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씨름해 온 와니니는 어느덧 무리의 리더가 된다. 어떻게 리더로 성장하는가?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어떤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가? 어린 암사자의 성장 스토리는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지점들이 있다. 나중에 와니니 역시 무리의 우두머리로 자기 역할을 했던 마디바를 이해해 간다. 그러나 마디바를 닮아 가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리더십 중에서 내가 극복해야 할 리더십과 배워야 할 리더십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오늘 나는 어떻게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고 돌아본다.
2.
마디바는 눈을 가늘게 뜨며 와니니를 보았다. 사냥감을 살펴보는 눈이었다. 와니니는 네 다리가 와들와들 떨렸다. 마디바를 똑바로 보기도 어려웠다. 그대로 마디바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엎드리고 싶었다. 말라이카는 풀숲에 앉아 마디바를 향해 깊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마디바의 사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했다. 하지만 와니니는 곧게 서서 마디바를 똑바로 보았다. 눈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은 복종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와니니 무리. 와니니는 아산테의 그 말을 생각했다. 조금씩 진정이 되었다. 비로소 떨지 않고 입을 열 수 있었다.
“네, 마디바 할머니, 와니니에요.” “그래, 와니니. 약해 빠진 아이였지. 결국 어른이 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마디바가 와니니를 찬찬히 뜯어 보며 말을 이었다. “여전히 몸집은 작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눈빛이 용맹하구나. 무리를 이끄는 암사자의 눈을 가졌어. 쓸모없는 아이인줄 알았는데 뜻밖이구나. 많이 달라졌다. 잘 자랐어.” 쓸모없는 아이! 와니니는 그 말에 화가 치밀었다. 쫓겨나던 밤이 떠올랐다. 은가레 강 가에 혼자 숨어 있던 말라이카의 초라한 꼴이 떠올랐다. 그건 옳지 않은 말이었다. 어리석은 말이기도 했다. 마디바의 무리를 떠난 뒤 깨닫게 된 사실이었다. 초원 어디에도 쓸모 없는 것은 없었다....
와니니는 더 이상 마디바가 두렵지 않았다. 마디바를 똑바로 보는 채로 말라이카에게 말했다. “말라이카, 일어나.”... “아뇨! 우리는 쓸모없지 않아요.”
“할머니, 전 이제 마디바의 사자가 아니에요.” “내가 널 내쫓았지. 그렇지만 너는 다시 마디바의 사자가 될 수 있다.” “아뇨, 그러고 싶지 않아요. 난 와니니예요. 그리고 우린 와니니 무리예요.” “와니니 무리?” 마디바의 황금빛 눈동자가 다시금 와니니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와니니는 그 눈을 피하지 않았다. 물러서지도 않았다....
“이만 갈게요. 마디바의 무리는 마디바 무리가 할 일을 해요. 와니니 무리는 아신테 아저씨를 도우러 가겠어요.” 와니는 말라이카와 함께 돌아섰다. 이것으로 마지막이었다. 두 번 다시 마디바의 영토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마디바의 아이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와니니는 더 이상 누군가의 아이가 아니었다. 와니니는 와니니였다. 와니니는 달리기 시작했다... (p 1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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