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벌레 이야기」, 이청준씨는 기독교가 말하는 ‘값싼 용서’를 비판하려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은 어두운 하늘 아래 신음하고 있는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하나님께로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말하면서 맑은 하늘을 즐기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합니다. 소설가 출신의 이창동 감독이 시 소설을 그 나름의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했습니다. 신애와 박도섭이 마주하는 교도소 면회 장면은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45)
숨기고 싶었던 기독교의 치부를 들킨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박도섭과 신애, 두 사람 모두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용서와 사랑과 은혜를 말하지만, 그 모든 말이 가식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기독교를 비판할 의도를 완전히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의 기독교의 못브을 그리려 했다고 하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에 반영된 우리의 초상이 우리 자신을 더욱 낯뜨겁게 만듭니다. (48)
진정한 회개는 값비싼 것입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십자가에서 치르신 그 값비싼 대가에 의지하여 치르는 아주 값비싼 대가입니다... (박도섭이 진실로 회개하였다면) 큰 아픔을 준 당사자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심하게 무너져야 하지 않았을까요? (54)
회개의 3요소: 회개(Repentence), 보상(Restitution), 개혁(Reformation)
우리는 천벌을 받을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다가,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은혜를 입고나면 그 분의 은혜를 간증하고 찬양하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힘쓰는 일에는 게으릅니다... 십자가는 '용서 자판기'가 아닙니다... 십자가는 죄로 물든 우리의 존재를 씻어주며 우리를 새롭게 해 주는 살아있는 능력입니다. (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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