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유럽 갈등에 관한 보고서
of paradise and power
America vs Europe in the new world order
1.파워 갭
미국과 유럽이 2차대전과 냉전초기에 형성된 것과 같은 공동의 전략 문화를 더이상 갖고 있지 않다는 이해 아래 둘의 전략적 시각의 차이를 조명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력에 의존한 일방주의 외교를 일관하고 있고 이에 반해 유럽은 국제 법규에 기초한 이상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표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두 국가의 태생적이고 문화적인 차이에서 기초하는 것이 아니다. 18세기와 19세기 초 제국주의와 열강정치의 중심에 있던 유럽이다. 1,2 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Global Power를 잃은 유럽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충분한 군사력을 투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전략적 책무를 미국에 양도하고 식민제국에서 대규모 퇴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미, 소 사이의 냉전시기에 유럽은 미국에 대한 전략적 의존관계를 더욱 심화하였으나 유럽의 상대적 열세는 그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다.냉전이 종식된 후 미국은 견제세력이 없어지면서 대외 무력 사용에 적극적이 되었다. 1989년 파나마 침공, 1991년 걸프전, 1992년 소말리아 군사개입, 이후 알마티, 보스니아, 코소보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군사 행동은 미, 유럽간 힘의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유럽연합이 등장하고 헌팅턴이 예견한대로 진정한 의미의 다극화한 세기를 기대했으나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력은 미국과 견줄만한 총체적 파워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2.강자와 약자의 심리
강자와 약자의 세계관은 그 힘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위협을 평가하고 안보를 규정하는 인식이 다르고 불안정을 용인하는 정도도 다르다. '망치를 쥐고 있으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비치기 시작한다.'라는 말처럼 미국은 망치를 쥐고 있고 이제 그걸 들어 그들이 규정한 불량국가를 향해 내려 치려한다. 유럽은 이에 대해 미국이 주장하는 완벽한 안보는 터무니 없는 요구라 비난하며 유럽이 적과 공존해온 역사를 들어 위협을 용인하고 국제 법규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미국은 미국의 강경책에 대한 의의 제기는 다만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유럽의 약세때문이라 진단내리고 있다. 칼 한자루를 가진 사람은 곰을 피하지만 소총을 가진 사람은 곰을 죽이고 평안하기를 추구한다. 이것이 미국의 안전 보장 심리이다.
3.하이퍼 파워
이라크 문제에 있어서도 1997년 브라이트는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지 않는 한 걸프전 이후의 경제제재는 해제될 수 없다고 단언한 반면 유럽은 인센티브를 주어 국제사회로 그들을 유도하려고 했다.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하여 이러한 미국의 제안을 봉쇄하려 했으나 1998년 12월 영국의 동의만으로 미국은 이라크를 폭격하기에 이른다. 1999년 봄 코소보에 미, 유럽은 나토군을 결성하여 군대를 파병하였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수행에 있어 유럽식 어프로치를 더욱 방해물로 여기게 되었을뿐이었다. 세계 초유의 힘을 가진 미국은 현재 맺어진 교토협정서나 국제형사법정마저도 따를 용의가 없다.
4.포스트모던 파라다이스
미국의 파워 아래 유럽은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 유럽은 냉전부터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무임승차 해왔으며 패권적 야망을 억제한다는 의도아래 유럽 연합을 결성하였지만 그 기초가 된 독일 문제 해결에 미국의 힘이 크게 작용하였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홉스식의 세계의 공포를 해결하고자 칸트가 구상한 세계정부는 미국을 통해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나 전제정치가 될만한 위험은 유럽의 포스트 모던 에센스를 공격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
5.미국이 만든 세계
유럽은 기타 세계의 위협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자위 아래 전통적 안보 위협이 없는 포스트모던 파라다이스에서 살고 있다. 유럽 사이에서 법치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러나 그 밖의 세계에서는 정글의 법칙을 따라는 이중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6.아직도 '서방 세계'가 존속하는가?
냉전시기에 그 의미가 중요했던 '서방'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에서 역사발전의 귀결로 보았던 서방의 이념이다. 서방세계의 단결을 위해 미국이 치른 대가는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제 회교근본주의든 어떤 위협이든간에 서방세계의 단결이 필요치 않을 만큼 미국의 파워는 월등하다. 변한 것은 객관적 현실이다. 미국의 자국 중심적 어프로치는 공화당 우파의 부상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미국의 판단과 행동의 자유는 확대되었으며 서방의 의미는 약화되었다.
7.헤게모니에 적응
미국은 거대한 자유의 제국을 수립했다. 미국은 역사에서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의 이익이 세계의 이익과 동일하다는 믿음과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미국의 파워로 방위되지 못하는 국제질서를 상정하지 못한다. 이것이 미국의 책무이고 신의 섭리라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 서방세계라 불리운 영역에서 문명의 충돌은 그러나 없을 것이다. 과제는 미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한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의 도움없이 세계의 전략적 도전에 대비하고 대처하는 일을 미국은 이미 하고 있다. 유럽의 평화라는 것이 이미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기는 하나 실제로 미국을 속박할 힘이 없다. 미국이여 관대성을 드러내도 충분할 만큼 그대는 위대하다. 단독행보를 하느니 유럽과 같이 걷자. 초라한 결론이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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