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시인이 인생을 바람에 쉬이 마르는 풀에 비유했듯이 사람이 참 작다고 느낄 때에야 온전히 크신 하나님과 이런 인생을 향하신 그 분의 계획을 온전히 알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제한적인 존재라는 것. 인생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실의 고통이 있다는 것. 이러한 사실들은 인생이 내가 다룰 수 있고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욕구와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나도 역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할 때 단순히 다만 미래의 구체적이고 특정한 길을 애타게 숨바꼭질하여 찾아야만 한다는 갈증이 있었다. 중요한 일에 앞서 그 분 앞에서 오랜 시간을 지낸다는 것은 지금도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 집착 뒤에 하나님이 아닌 다른 안정과 통제를 추구하려는 마음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했다. 책을 읽으며 얻은 통찰은 그래서 귀했고 나를 온전한 하나님의 관심으로 이끌어주었고 자유하게 하였다.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들의 인정과 나의 만족이 이끄는 자리가 아닌 그 분의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부르심이야말로 삶의 본질임을 다시 되새겼다. 하나님은 내게 목적과 기쁨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진로를 택하느냐 보다도 더 중요한 매일의 작고 소소한 결정들, 순종의 순간들. 이렇게 현재로 돌려진 시선을 계속적으로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참된 헌신과 순종이 주는 자유와 축복, 현순간이 주는 열린 가능성. 기대감에 가슴이 벅찼다.
그와 더불어 분주하고 바쁜 삶과 선택의 가짓수가 주는 기만을 피해 참 소명을 찾아야 할 필요를 깊이 느꼈다. 내가 참 누구인가, 나를 지으신 하나님 내게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가에 대한 관심. 소명을 앎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내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방식, 내 마음에 일게 하시는 격동, 내 안에 있는 소명, 언 땅 속에 잠자고 있는 씨앗이 자라 땅을 헤집고 봄을 가져오길 소망한다.
이미 소명을 찾기 위한 여정을 거쳐 왔다. 적은 경험을 통해 배웠고 재능이라 생각되는 것도 얼마 있다. 공동체를 통해 나에 대한 듣기 좋고 싫은 고마운 점검도 여러 번 받았다. 일의 기쁨을 가졌던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소명을 향한 나의 가장 깊은 동기는 무엇일까. 지금 내게는 어떤 기회들이 열려 있을까. 현재를 살지만 더 많은 날을 준비하는 시간 가운데 내가 있는데 나는 어떻게 걸음을 옮겨야 할까.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계획’
이제까지도 나를 세밀하게 인도해 오셨음을 깨달을 때마다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된다. 이미 지나온 과거를 돌아볼 때 그 시간을 구속하신 하나님이 계시다.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나를 있는 그대로 용납하셨다. 하나님은 지금도 나와 가족들을 만지고 계시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삶에 들어왔다. 하나님은 회복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나의 소명은 여기에서 비롯될 것 같다.
‘하나님의 큰 그림’
내 한 사람 인생을 향한 그림말고도 더 벅차고 기쁜 그림을 하나님은 그리고 계시다. 잃어버려진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는 그 날. 하나님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땅에 충만하게 될 그 날. 이미 완성하고 계신 그 그림에는 구속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을 받고 누리는 나와 동료들이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그림을 나와 함께 그리고자 하신다. 하나님의 뜻 안에 거하는 삶을 나는 알고 있고 지금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을 살기로 매일 선택하고 결단한다.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은혜로 주셨고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나의 연약함을 도우신다. 평생을 통해 그 분 닮게 빚어질 것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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