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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영성기도/04-1 영성훈련

헨리 나우웬, 『영적 발돋움』, 고독이 없이는 다른 이를 나와 다른 존재로 경험할 수 없다

by growingseed 2014. 4. 28.

 

 

 

헨리 나우웬, 「영적 발돋움」, 이상미 역, 서울: 두란노, 1998

Henry J.M Nouwen, Reaching out: The Three movement of the Spiritual Life, Dell Publishing Group, 1975

영적인 삶에 대하여 피상적인 해답과 간편한 행동주의를 조장하는 세대 속에서, 영성의 길을 손쉽게 말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삶과 내면의 복잡스런 면면을 층층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다시 읽는 이유이다.

 

머리말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뼈아픈 외로움에 대해서 더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마음의 고독을 참으로 갈망하고 있다는 점도 더 알게 됩니다. 또한 우리와 같은 피조물인 인간에 대한 모진 적개심뿐만 아니라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따뜻하게 맞아들이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도 함께 깨닫게 됩니다. 또 이 모든 것의 바탕에서 우리는 우리가 운명의 주인인 양 해동하게 만드는 끝없는 환상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아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추어져 있는 미덥지 않게 보이는 선물인 기도를 발견합니다.

예전보다 더 외로워하고 더 적대적이고 더 환상으로 가득 차 있음을 자주 느끼더라도, 이런 모든 아픔을 통해서 고독과 따뜻한 환대와 기도의 삶을 향해 발돋움하려는 우리의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분명해졌음을 전보다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고독에 대해 머뭇거리면서 첫 줄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외로움에 대한 체험 때문일 것입니다. 남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길을 진정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적개심을 품고 있는 자아와 우리가 맞부딪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환상을 불안한 마음으로 발견하지 못했다면, 기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절대 못찾을 것입니다.

외로움이나 적개심이나 환상을 피해가면 고독과 따뜻한 환대와 기도에는 결코 이를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깨어지고 죄로 얼룩진 환경을 넘어 힘껏 발돋움하여 우리의 삶이 우리를 위해 예비해 둔 위대한 것들을 드러내 주는 삶을 살라고 부르고 계시는 것입니다.

 

1. 자야를 향한 발돋움 :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나우웬은 고통스런 공허와 음란과 상실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서로에게 진정으로 자신을 충분히 여는 것, 확실한 연결성에 있지 않음을 지적한다.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자신을 열어 놓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을 닫아 놓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자신의 것을 드러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주 신중하게 자신만의 내적인 비밀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공동체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서로에게 끌리게 하고 친구관계를 이루게 해주며 오래도록 지속되는 사랑의 관계를 발전시켜 주는 것이 바로 이 내면의 비밀입니다.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게에는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상대방의 독특함을 지켜 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31)

마음의 고독이 없으면 우정과 결혼과 공동체 생활의 친밀감은 창조될 수 없습니다. 마음의 고독이 없으면 우리가 이웃과 맺는 관계는 쉽사리 빈곤해지고 욕심을 내어 무엇인가를 바라게 되며, 집착하고 매달리게 되며, 의존하고 감상에 빠지게 되며, 상대방을 이용하려 하고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고독이 없이는 다른 사람을 자신과는 다른 존재로 경험할 수 없고, 숨겨져 있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람들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7)

 

2. 동료 인간을 향한 발돋움 : 적개심에서 따뜻한 환대로

 

나우웬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지적한다. 서로 가까운 사람들, 동료들에게조차 자신의 안정에 위협을 주는 경쟁적 존재로 느끼게 하는 두려움을 마주보게 한다. 그는 환대는 우선적으로 낯선 사람이 들어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공간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일어나는 자리를 주는 것이며, 사람을 우리 옆으로 데러다 놓는 것이 아니라 선을 그어 줌으로써 침해당하지 않는 자유를 그에게 주는 것이라고 한다. 환대는 선택할 다른 대안이 없는 구석으로 이웃을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폭 넓은 선택과 위탁을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거나 좋은 이야기로 교양있게 협박하는 것이 아니다. 환대는 주인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라는 미묘한 권유가 아니라 손님이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통찰이다 (83). 나우웬은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 치유자와 환자의 관계 속에서 이같은 환대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부모로서, 목자로서의 삶을 살려는 우리에게 중요한 인식을 제공한다. 이것은 전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참된 수용과 참된 대립은 그리스도인의 전도의 뗄 수 없는 양면이며 이것은 조심스럽게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3. 하나님을 향한 발돋움: 환상에서 기도로

 

환상에서 기도로의 움직임은 고독과 환대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다. 나우웬은 우리의 자신을 향한 우상숭배와 우리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는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그는 말한다.

영원성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떨쳐버릴 때 우리는 우리의 모든 기대와 꿈과 바람을 초월하여 계신 우리의 하나님을 향해 팔을 뻗을 수 있는 열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환상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로움과 적개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의 환상을 환상으로 깨달을 때 우리는 기도의 첫 번째 윤곽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155)

인생의 부조리 속에서 가지는 우리가 가지는 반발과 반항심은 삶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잘 알고 있다는 우리의 환상을 연장시킨다고 그는 지적한다. 이 반발을 기도로 바꾸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기도는 우리 존재의 한계 너머로 우리를 들어올려서는 우리 생명을 사랑으로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께로 이끌기 때문이다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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