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권 글, 이유진 그림, 『불량식품 안 돼요, 안 돼!』 웅진주니어, 2012
더 좋은 것을 주기
하진이가 태어나고 의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데려오는 일은 내 몫이었다. 만 세 살도 안 되었을 때다. 오가는 길 의진이와 손잡고 걸으며 놀이터에서 그네도 타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하는 아이를 위해 동네 슈퍼를 들르는 일은 내게 행복한 일상이었다. 의진이와 어린이도서관을 함께 가기도 하였는데, 그 때 도서관 작은 방에서 아이가 처음 읽은 책이다.
“할머니, 이것 좀 사 주세요. 엄마한텐 비밀이에요.” “저녁에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가려워졌어요. 긁은 자리는 빨갛게 부풀어 올랐지요.” “엄마가 화내지 않고 걱정스런 얼굴로 물으니까 나는 솔직하게 말할 자신이 생겼어요.” “불량식품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엄마가 맛있는 것 많이 해 줄게.”
책을 한참 읽는데, 책한테 들킨 것 같다고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던 의진이의 귀여운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말씀을 읽으며 이렇게 부끄러워하는가 생각을 했더랬다. 요즘도 종종 의진이 하진이와 책을 읽는다. 식품 안전에 대한 정보가 꽤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불량식품이라는 것이 그렇다. 달콤하고 향기롭지만 몸에 해롭고 결국 후회하게 되는. 아이들에게 항상 유혹이 되는 군것질거리들. 비단 먹을 것만이 아니다. 아이들 영혼에 불량식품들도 헤아릴 수 없다. 책 속 지오 엄마처럼 지혜롭게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어야겠다.
'10 함께읽은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홉살 마음 사전』, 아이 마음 이해하기 (1) | 2018.09.19 |
---|---|
Roald Dahl, Fantastic Mr Fox, 아빠는 포기하지 않는다 (3) | 2018.09.18 |
『세탁기 안에서 무슨 일이』, 빨래 여기 있다 (0) | 2018.09.16 |
『용감한 고양이 태비』, 상상력이 풍부한 고양이 (0) | 2018.09.13 |
『구름빵』,구름빵 먹고 한국까지 날아가고 싶어 (0) | 2018.09.13 |
댓글